
히치콕의 사보타주 (1936) 를 감상했다.
간만에 본 히치콕 영화를 끝까지 시청한 후 든 생각은 역시 재밌다 였다.
조셉 콘래드의 군더더기 없는 각본은 깔끔했고 히치콕의 색채가 입혀져 명작을 만들어냈다.
사보타주를 행하는 스파이 벌록의 정체를 초반부터 드러내는 것도 특이했다.
보통 추리영화는 범인이 누구인가가 가장 중요한 장르라고 할 수 있을텐데
히치콕의 사보타주는 범인이 누구이며 그를 쫓는 형사 또한
이미 범인을 거의 다 유추해낸 상태이다.
일반적인 장르영화라고 보기 힘들다는 생각과 동시에
히치콕은 장르보다도 서스펜스에 중점을 맞추었구나
라고 느꼈다.
이 영화를 가장 특별하게 만든 것은 편집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프닝 씬부터 조명과 런던의 전경을 교차로 편집하며
정전이 났다는 정보를 주는 샷 그리고
공장에서 경찰들이 정전을 일으킨 흙가루를 찾아내는 샷과
벌록이 집에서 흙가루를 씻어내는 샷을
편집으로 이어지게 보여주는 등 전체적으로 재치있는 편집이 많았다.
그러나 가장 압권은 스티브가 폭탄을 배달하는 시퀀스일 것이다.
시계와 폭탄을 교차로 보여주다가 점차 컷 시간이 짧아지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편집은 정말 압도적이였다.
그외에도 영화 외적으로 보자면 사보타주의 개봉년도는
1936년인데 2차세계대전을 앞두고 있는 폭풍전야의 시기에
테러 공작을 하는 스파이에 대한 영화가 나온 것이 시의적이라고 볼 수 있을 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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