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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 없는 후기

<브루드> 후기

출처-구글

 

크로넨버그의 브루드 (1979) 를 감상했다. 

 
이 영화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유년기의 트라우마와 상처에 시달리다못해 결국 가족을 살해하려는 어머니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크로넨버그의 색채가 입혀져 매우 기묘하고 괴기스러우며 슬픈 영화가 완성된 것 같다. 
 
감상 중에 놀라의 어머니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보며
환상이거나 꿈 속 장면이 아닐까싶었는데
사실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였음이 드러나며 놀라가 의식을 통해 사람을 살해하게 된 것인가? 했다.
그런데 돌연변이 아이들이 등장한 이후로 영화가 기괴함의 끝을 향해 달리는 것 같았다.
이는 크로넨버그 영화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는데
초자연적이거나 꿈꾸는 듯한 설정을 현실과 결부시키는 것이
오히려 진짜 현실과 괴리가 생겨 더욱 기괴해지는 것같다. 
 
영화의 프로타고니스트가 주인공 프랭크라면
안타고니스트는 올리버 리드가 연기하는 래글란 박사라고 할 수 있겠다.
래글란 박사는 트라우마에 시달려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 환자들을
자신만의 이론인 정신분석학으로 치료하고자한다.
그러나 이 이론에는 큰 문제가 있는데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신체가 변형된다는 점이다. 
 
프랭크의 아내 놀라는 유년기에 부모에게 정서적, 그리고 육체적으로 학대당했다.
훗날 결혼을 하고 딸을 낳은 놀라는 자신도 부모가 되지만
학대의 상처를 지울 수 없어 정신적으로 붕괴하고만다.
그런 놀라가 치료되는 과정에서 놀라의 몸에는 기괴한 내장 덩어리같은 것들이 생겨난다. 
이 내장 덩어리를 통해서 놀라는 스스로 체외수정을 하고 돌연변이 아이들을 임신해 낳기 시작한다. 
 
돌연변이 아이들은 놀라의 감정에 따라 움직이며 놀라가 증오하는 대상을 찾아가 공격하고 살해한다.
즉 돌연변이는 놀라의 무의식이나 다름없는데
이들이 죽이려는 대상은
놀라를 학대한 그녀의 부모, 남편과의 관계가 의심스러운 학교 선생님, 자신을 치료한 박사이며
결국 남편과 친딸마저 살해하려고 한다.
이 부분이 놀라의 기구한 일생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슬펐다. 

 

이렇게 생각해본다면 
극의 프로타고니스트는 놀라이며 안타고니스트는 프랭크이고, 
래글란 박사는 영웅을 이용해먹는 영웅의 스승이자 
결국 악당으로 변모하는 인물이라고도 볼 수 있을테다.
프랭크는 첫 등장부터 아내와 그녀의 치료 가능성을 믿지 않는다.
이미 아내는 미쳐버렸다고 생각하고 딸 캔디를 유일한 가족으로 생각한다.
부모에게 학대당하고 남편에겐 버림받았으며
자신의 연구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박사에 의해 이용되는
놀라의 삶이 불쌍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놀라는 친딸을 살해하려는 도중 남편에게 목이 졸려 사망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딸 캔디는 모든 일을 겪은 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던 환자들과 동일하게 두드러기를 앓게 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놀라는 죽었지만 그녀의 한은 대를 이어 지속될 것이라는 분명한 암시가 좋았다. 
 
그외 돌연변이 아이의 사체를 검시하는 장면의 샷들이 기억에 남는다.
짙은 톤의 보라색채 속 시체 검시실의 모습을 하이앵글로 내려다보는 샷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였다. 

 

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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