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 없는 후기

<콰이단> 후기

dlstjd011011 2022. 11. 27. 00:51

출처-구글

 

고바야시 마사키의 콰이단 (1964) 를 감상했다.

 

<지옥> 이나 <꿈> 같은 세트 촬영 공포영화를 좋아해서

<콰이단> 또한 만족스럽게 감상했다.

 

특히 일본 공포영화는 

같은 동양 문화권이라 친밀한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지역적이고 폐쇄적인 면모가

찜찜하고 기괴한 진흙같은 공포를 자아내는 것 같아

매우 좋아하는 편이다.

 

이 영화는 옴니버스 영화이기 때문에

따로따로 해체하여 후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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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발> 은 파멸을 향해 나아가는 고전적인 이야기라 좋았다.

출세를 위해 아내를 버린 사무라이가

결국 아내를 그리워해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동침한 다음 날

아내의 해골과 귀신을 마주하는 순간이 인상적이였다.

 

사무라이가 아연실색해

발광을 하며 폐가를 돌아다니며

시꺼먼 머리카락을 떼어내려 안간힘을 쓸때

장르적 재미가 터져나오는 것이 너무 좋았다.

<할복>도 그렇고, 고바야시 마사키가

장르를 제대로 다루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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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인 <설녀> 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지만

이미지화되어 보는 것이 인상적이였다.

 

특히 나카다이 타츠야가 설녀를 처음 만나게 되는

그 눈내리는 산장이라는 공간의 질감이 좋았다.

낮은 색온도로 보여주는 추운 공간과

그 안을 지속적으로 채우고 비우는 폭설의 운동성이

마치 관객도 눈내리는 산 속에서 길이 막혀버린

감정과 두려운 정서를 잘 전달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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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없는 호이치> 이야기는

<콰이단>에 수록된 이야기 중 가장 재미있었다.

장님인 동자승이 귀신들에게 연주를 들려준다는 설정도 재밌었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였던 것은 시각적인 이미지였다.

 

사무라이들과 귀족들의 옷차림과

나룻배 위에서 펼쳐지는 전투,

버려진 터에서 나타나는 귀신들의 구도가

매력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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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에> 는 

찻잔 속에서 사람의 형상을 본 뒤로부터

귀신이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재밌었다.

귀신에게 창칼을 들이밀며

점점 광기에 물드는 사무라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결말이 나오지 않고 끊기는 이야기가

파운드푸티지 영화들의 결말에서

주인공의 행방은 알려주지 않은 채 카메라만 남겨두는 것과 같이

오히려 찜찜한 느낌을 가미하는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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